2017도18230 저작권법위반등 [상고기각]
저작권법 제2조 제24호에서 정한 ‘발행’의 정의규정에 포함된 ‘복제ㆍ배포’의 의미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는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형사처벌한다.’고 정하고 있고, 저작권법 제2조 제25호는 ‘공표’의 의미에 관해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과 저작물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표의 한 유형인 저작물의 ‘발행’에 관하여 저작권법 규정이 다음과 같이 개정되었다.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저작권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에서 ”발행이라 함은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그 후 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개정된 저작권법은 ”발행: 저작물을 일반공중의 수요를 위하여 복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제2조 제16호)라고 정하였고,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개정된 저작권법은 ”발행은 저작물 또는 음반을 공중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복제ㆍ배포하는 것을 말한다.“(제2조 제24호)라고 정하였으며, 현행 저작권법도 이와 같다.
여기에서 ‘복제ㆍ배포’의 의미가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를 뜻하는지 아니면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뜻하는지 문제된다.
‘공표’는 사전(辭典)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리는 것’을 의미하고, 저작물의 ‘발행’은 저작권법상 ‘공표’의 한 유형에 해당한다. 단순히 저작물을 복제하였다고 해서 공표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가운뎃점(․)은 단어 사이에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와/과’의 의미를 가지는 문장부호이다. 따라서 위 조항에서 말하는 ‘복제ㆍ배포’는 그 문언상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구 저작권법상 ‘발행’은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현행 저작권법상 ‘발행’의 정의규정은 구 저작권법 제8조의 ‘발행’에 관한 정의규정의 문구나 표현을 간결한 표현으로 정비한 것으로 보일 뿐 이와 다른 의미를 규정하기 위해 개정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다. 한편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견지에서 ‘복제ㆍ배포’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결국 저작물을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가 있어야 저작물의 발행이라고 볼 수 있고, 저작물을 복제한 것만으로는 저작물의 발행이라고 볼 수 없다.
☞ 문제된 서적이 인쇄되어 출판사의 창고에 입고된 직후 검찰로부터 압수당하여 시중에 출고되기 전 상태에 있었던 경우 배포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저작물이 발행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에 따라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저작물의 ‘공표’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저작권법위반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